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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좌충우돌 중국 청두 144시간 경유 비자 받기

by 맥쓰는사진사 2024. 8. 28.

나는 지금 세계일주 중이다. 오랫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는데 여행기를 어디다가 써야할까 엄청나게 고민했다. 네이버 블로그를 할까, 브런치에 쓸까 그러다가 기존에 블로그에 쓰기로 맘 먹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새로 만들기 귀찮아서. 오늘 이야기는 중국 청두에서 받았던 144시간 경유비자에 대한 이야기다. 이걸 보는 다른 사람이 중국 비자를 받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동남아 여행을 마치고 다시 유럽으로 가기로 했다. 작년 12월에 유럽을 떠났으니, 9개월 만에 다시 가는 것이다. 이번에는 동유럽의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 프라하, 크로아티아 같은 아직 가보지 못한 나라들을 여행할 계획이었다.

 

 

청두 무후사에 있는 유비

 

 완벽한 계획은 완벽하게 무너진다

우리의 계획은 시작부터 거창했다. 먼저 중국 청두에 가서 구채구 같은 스촨성의 유명 여행지를 둘러보고, 한국으로 돌아간 판다 푸바오도 보자는 것이었다. 스스로도 아주 완벽한 계획이라며 칭찬하고 만족했다. 그런데 문제는 출국하는 공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공항에 도착해 청두로 가는 표를 발권하던 중, 우리가 중국에서 출국할 때 사용할 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국은 경유 144시간 동안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하다. 출국 비행기 표만 있으면 144시간 동안 무비자로 체류할 있는 것이다. 우리 같은 여행자에게는 매우 편리한 비자 정책이다. 중국은 여행할 비자가 필요해 시간과 비용이 들고, 특히 해외에서 비자를 발급받으려면 부담이 이상이다.

 

문제는 항공사 직원이 말하길, 우리가 발권한 출국 표가 직항이 아니라 경유표라는 점이었다. 우리가 가진 표는 청두에서 출발해 닝보를 경유한 후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가는 표였는데, 144시간 무비자를 받으려면 중국에서 경유 없이 바로 제3국으로 출국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직항표가 없으면 발권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잠시 멍해졌지만, 이미 중국 일정을 예약해둔 상태라 일단은 가서 고민해보자는 심정으로 취소 가능한 항공권을 찾아보았다.

 

가장 저렴한 표는 청두에서 말레이시아로 가는 표였는데, 나중에 도착해서 취소하니 수수료로 7 원을 내야 했다. 그리고 원래 구매했던 청두에서 헝가리로 가는 경유표는 취소 불가라 그냥 날렸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유럽에서 넘는 일정이 모두 예약된 상태였다. 원래 계획대로 가지 않으면 유럽에서의 숙소와 교통 예약 건이 모두 날아가게 생긴 것이다. 계획이 없으면 불안해하는 민자가 아주 철저하게 계획해둔 터였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그때의 아찔한 기분이 떠오른다.

 

일단 헝가리까지 잘 도착했다



 

 

돌격 앞으로!

 

지나간 일은 잊고 결정은 빠르게! 

새벽 2시, 중국 청두에 입국한 우리는 그날 밤에 결정을 내려야 했다. 여기서 어디로 다시 나가야 할지, 그리고 유럽 일정은 어떻게 맞출지 고민했다. 우리의 선택은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서 원래 일정보다 2일 늦게 크로아티아행 비행기를 타고 유럽으로 가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한국에서 크로아티아로 가는 표가 생각보다 저렴했고, 헝가리에 예약해 둔 에어비앤비 호스트도 우리의 늦어진 일정에 맞춰 환불해 주었다.

 

물론 그렇다고 손해가 적었던 것은 아니다. 청두-헝가리, 청두-한국, 한국-헝가리 비행기값, 크로아티아에서의 하루 숙박비와 헝가리까지의 교통비까지 합쳐 200 원의 손해를 보았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사실이지만, 144시간 무비자로는 여행할 있는 지역이 제한되어 있어 구채구는 없는 지역이었다. 중국은 여행자가 관광지 입장권을 사더라도 비자를 확인하니,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면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괴저 라들러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 계획은 없다

이번 일을 통해 얻은 교훈은 완벽한 계획은 무너질 와장창 무너질 있다는 것이다. 빈틈없는 계획은 오히려 차질을 불러일으킬 있다. 물론 계획은 중요하지만, 계획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는 된다. 나는 여행 계획은 20% 정도만 세우고, 나머지는 상황에 따라 흘러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여행은 부부 세계일주이고, 계획을 짜주겠다는 배우자가 있는데 굳이 거절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혹시 내가 계획에 목을 매고 있다면 글을 다시 보려고 한다. 영화 기생충의 대사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지 아니? 무계획이야, 무계획. 노 플랜. 
계획을 하면 절대로 계획대로 안되거든, 인생이. 
여기도 봐. 여기 있는 사람들이 오늘 "떼거지로 체육관에서 잡시다." 하고 계획을 했었겠냐. 
근데 봐. 지금 다 같이 마룻바닥에서 쳐자고 있잖아. 우리도 그렇고. 이래서 계획이 없어야 돼, 사람은. 
계획이 없으니까 뭐가 잘못될 일도 없고, 또 애초부터 계획이 없으니까 뭐가 터져도 아무 상관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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